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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산 캐릭터 비즈니스

[경제] 국산 캐릭터 비즈니스
6살 뽀로로가 3000억원 벌었다
소녀인형 뿌까, 애니메이션 뽀로로, 선물공룡 디보… 토종 캐릭터 세계 시장서 인기… 2006년 1억9000만달러 수출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로 진화시켜가는 것이 숙제

▲ ‘뽀로로’를 기획한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 회의실(왼쪽)과‘뿌까’를 기획한 부즈의 견본 전시장. / photo 이경호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3월 25일 찾은 강남구 역삼동 부즈의 1층 견본 전시장에는 캐릭터 ‘뿌까’의 인형들과 ‘뿌까’가 새겨져 있는 시계, 머그잔 등 100여가지의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했다. 캐릭터란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처럼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등에 등장하는 지어냈거나 실재하는 인물, 동물의 형상을 가리킨다.

‘ 뿌까’는 일자로 찢어진 눈을 가진 중국 소녀의 형상이다. 부즈에 따르면 ‘뿌까’는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 150여개국에서 3000여종의 상품에 얼굴을 내밀어 연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부즈에 돌아오는 로열티는 한 해 70여억원이다. 상품 매출의 97%는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다.

배용준·최지우가 출연했던 ‘겨울연가’가 DVD, 가이드북 등 200여가지 상품으로 재탄생되면서 2003~2004년 국내외에서 만들어낸 부가가치가 1800억원 정도다. 겨울연가와 비교한다면 ‘뿌까’의 해외 시장 장악력을 짐작할 수 있다. 뿌까는 특히 중국,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인기가 높다. 2002년 첫 진출한 중국에는 현재 174개의 ‘뿌까’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20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시장에선 작년 전체 판매액의 59.4%인 18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부즈는 지난 2월 19일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캐나다 지역 에이전트인 ALG와 계약금만 130만달러(12억6000여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연말쯤부터 미국 시장에서도 ‘뿌까’가 새겨진 상품들이 선을 보이게 된다.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국산 캐릭터가 있다. 유아 애니메이션 ‘뽀롱뽀
롱 뽀로로’의 주인공인 ‘뽀로로’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4년 프랑스 최대 공중파 채널인 TF1에서 47%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이는 등 세계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등에서도 인기였다. 그 덕택에 뽀로로와 친구들의 캐릭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뽀로로’를 기획한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매출 125억원 중 대부분이 ‘뽀로로’ 관련 매출이다. 로열티만 100억원 내외인데, 출고가의 4~8%가 로열티인 것을 감안하면 ‘뽀로로’ 관련 상품의 매출은 2000억~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 뿌까’ ‘뽀로로’ 등 대표 캐릭터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대형 히트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국내 캐릭터 산업은 파이를 키우고 있다. 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부즈, 아이코닉스와 같은 회사들이 활동하는 캐릭터 개발·라이선싱 시장 규모는 2006년 현재 3068억원으로 2002년(2060억원) 대비 48.9% 늘어났다. 캐릭터 제품 소비 시장은 2006년 현재 4조4109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04년 추정치(4조2193억 원)에 비해 4.5% 늘어난 정도다. 소비의 증가세는 더뎌도 국산 캐릭터 개발은 활발하다는 뜻이다.

이원희 문화콘텐츠진흥원 과장은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디즈니 캐릭터가 소비 시장을 50% 이상 장악하고 있었고, 일본의 헬로키티가 30~40% 정도 차지하고 있었다”며 “당시 토종 캐릭터는 10% 정도의 시장을 차지했는데 이제는 30% 내외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상품 수출도 ‘한류’의 붐을 타고 늘어나고 있다. 캐릭터 수출액은 2005년 1억6367만달러에서 2006년 1억8945만달러로 늘었다.

토 종 캐릭터 붐을 일으켰던 주역은 엽기토끼 ‘마시마로’다. 2000년 짧은 동영상인 플래시 애니메이션 형태로 등장한 ‘마시마로’는 인형 등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돼 인기를 끌었다. 그 이전까지 국내의 대표 캐릭터는 ‘로봇 태권 브이’ ‘아기 공룡 둘리’ 정도였다. ‘마시마로’ 인형만 1000만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산 ‘짝퉁’이
판을 치면서 ‘마시마로’는 캐릭터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 뿌까’도 이즈음 탄생한 캐릭터다. ‘마시마로’와 같이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끌다가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1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캐릭터 전시회인 ‘라이선싱 쇼’ 등에 참가하면서 세계 시장에 소개됐다. 기존 세계 시장에 많이 알려진 일본 캐릭터들과 차별성을 뒀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직선과 동그라미를 이용한 단순한 모양으로 형상화한 것도 외국에서 쉽게 받아들여진 이유였다.

뽀롱뽀롱 뽀로로
해외서도 친숙한 펭귄을 의인화하고 재미 강조
프랑스TV 시청률 47% 기록… 로열티만 100억원

뿌까
둥근 얼굴에 일자(一字) 눈… 일본 캐릭터와 차별화
중국·스페인 등 150개국 진출, 연간 3000억원 벌어

통 상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지만 ‘뿌까’는 순수한 캐릭터로 시작했던 게 특징이다. 그러나 단순히 캐릭터에만 머물지 않았다. 2005년엔 제틱스 유럽과 공동으로 ‘뿌까’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국제감각에 맞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2006년 7월 유럽에서 첫 방영을 시작으로 현재 세계 115개국에서 방영됐거나 방영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선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선 외국보다 늦은 2007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뿌까’는 게임의 주인공으로도 재탄생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부즈는 게임 제작사인 스튜디오 나인과 함께 내년 출시를 목표로 ‘뿌까’가 나오는 비디오 게임을 만들기로 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