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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자기반성 통해 '21세기형 서비스' 창조

끊임없는 자기반성 통해 '21세기형 서비스' 창조
[08.11.21 종합매거진ehub]



[김영호의 Market Clinic] 에버랜드의 고객만족 서비스 경쟁력
우 리나라에서 에버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필자가 이번에 에버랜드의 고객만족 서비스 경쟁력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계량화하고 표준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21세기형 서비스는 손에 잡히면서 눈에 보이는 형태로 고객에게 전달된다.에버랜드는 우리가 알다시피 온 가족이 놀러가는 테마파크이다. 전 세계 유명 테마파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회사가 국내 굴지의 재벌회사이기 때문에 서비스도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이유로는 설명이 안 된다.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소상인들. 약 270만 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서비스경쟁력이 충만하다면 이처럼 어려운 현재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까. 물론 현재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일류기업과 차이가 있는 점을 그대로 유지한 탓에 대형유통업체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하지만 향후 뺏긴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 21세기형 '서비스'를 상품에 녹여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차별화된 상품제안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70만 소상인들이 재생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이자 가장 극적인 솔루션은 '창조적 서비스' 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에 버랜드는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의 일화가 많다. 세계적 테마파크 순위에 10위 안에 꼭 들어가는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에버랜드 서비스가 개장 초부터 최고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벤치마킹 등을 통해 서비스 문화를 창조해 냈을 것이다. 

에버랜드 눈썰매장 간이화장실에서 젊은 주부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금반지를 잃어 버렸을 때, 한 직원이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변기통을 다 뒤져 찾아준 사례, 시골에서 계원들과 놀러 온 할아버지가 일행에서 벗어나 산속으로 혼자 몰래 올라가 옷에 묻은 배설물을 다른 계원들 몰래 닦으러 간 이유를 알아채고, 그 할아버지의 옷을 빨아 준 사례 등 무수히 많다. 

외국인들은 으레 한국 사람들을 무뚝뚝하고 무게 잡는 분위기를 지적한다. 그런데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다르다. 늘 밝은 표정으로 근무를 한다. 월급이 다른 직장인들보다 월등히 많아서이지는 않을 것이다. 에버랜드의 서비스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그 해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에버랜드에는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가 아니라 비포서비스 (before service)에 역점을 둔다.
1 년 전 고객들로부터 나왔던 불만과 제안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불만재발을 막는 '고객불만 예보제도'가 있다. 이렇게 고객 불만제로에 도전하는 노력의 결실이 해를 거듭 할수록 선순환이 되는 셈이다. 또 날씨 등을 고려한 입장객 예측, 환경안전 예보 등 과학적 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자발적 서비스교육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에버랜드 서비스교육을 진행한 서비스 교관출신이 교육업계에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버랜드에는 서비스아카데미라는 교육조직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자체 직원뿐만 아니라 공무원들까지 참여해서 고객서비스에 대해 배우고 있다. 

에 버랜드는 자발적인 서비스를 위해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서비스팀에서 몰래카메라로 찍는다. 몰래카메라에 불친절로 적발된 직원은 서비스팀과 집중적인 인터뷰를 갖는다. 불친절의 원인을 알아내서 문제점을 즉시 해결해 줌으로써 직원의 만족도를 먼저 높인 뒤 자연히 만족스러운 고객 서비스단계까지 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또 손님으로 가장해 서비스를 테스트를 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기회를 마련하는 미스터리쇼핑도 했다. 

이런 불량 서비스를 몰래 발견하는 이유는 직원을 감원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못 보는 잘못된 행동을 제3자의 눈으로 알려 주기 위한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단점을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선배나 동료가 다른 직원의 잘못된 습관을 알려주고, 당사자는 이를 흔쾌히 받아 들여 더 나은 서비스를 창조토록 노력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이 꽤나 될 것이다. 

아래 사례는 필자가 가족동반해서 에버랜드를 방문해 직접 겪은 경험담이다. 해외 유명 테마파크를 많이 다녀봤지만 에버랜드의 대기고객 대처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바로 21세기형 서비스의 모범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휴일에 에버랜드를 방문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이용하려면 거의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것보다 더 불편한 것은 뒷사람들의 무례다. 외국 놀이시설과는 달리 바짝바짝 달라붙는 뒷사람들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홍콩 디즈니랜드를 갔을 때, 중국 본토에서 사람들이 등 뒤에 바짝 붙어 따라 오는 바람에 상당히 기분이 언짢은 적도 있었다). 사실 미국의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를 타려면 많이 기다리지만 뒷사람이 바짝 달라붙는 경우를 본적은 없다. 

또 하나 불편한 점은 놀이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다. 새치기 하는 사람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기다린다는 것은 '바삐, 바삐'를 외치는 한국인들에게는 참기 힘든 곤혹이다. 그런데 이처럼 지루한 기다리는 시간을 가장 즐거운 시간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코너가 있었던 것이다. 

그 많은 놀이기구 중에서 가장 고객을 밝고 환하게 만드는 놀이기구가 바로 '아마존 익스프레스'다. 이는 2명씩 한조로 5조(10명)가 한 보트를 타고, 약한 급류를 따라 한 바퀴 도는 기구다. 이 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중앙에 한 사나이가 나타난다. 그의 재담과 익살스런 연기와 춤으로 기다리는 고객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그것도 쉬지 않고 죽~ . 

기다리는 시간을 유쾌하게 만드는 이 재담꾼은 방문객의 혼을 쏙 빼 놓기에 모자람이 없다. 거의 2시간 넘도록 필자는 자리를 뜨지 못한 채 '21세기형 왕중왕 서비스맨'의 재담과 연기를 보면서 많은 감흥을 받았다. 그 서비스맨의 재담과 완벽한 몸동작을 보면서 21세기형 진정한 프로 서비스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목숨을 건 듯한 착각에 빠지게끔 직무에 충실한 이 왕중왕 서비스맨을 에버랜드 대표 서비스맨으로 선정해도 좋을 듯싶다. 그와 함께 했던 4인조 서비스맨들에계도 칭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다면 270만 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점포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당연히 등을 돌렸던 고객들이 줄을 서서 입점하려는 사태(?)까지 일어날 것이다. 

필 자가 단연코 주장하건데, 판매하는 음식이나 상품의 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진정성을 갖고 서비스 하는, 다시 말해 아무 생각 없이 온 고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점포가 나타난다면 언제나 지속적으로 애용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21 세기형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에 옮기는 점포를 찾는 것이 보물찾기처럼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가족레스토랑을 가보면 알겠지만 기다리는 시간동안 커피를 주거나 간단한 빵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이런 즐거움을 몸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로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자신의 일터에서 일을 즐기면서 일하는 직장인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 21세기 서비스맨은 스스로 즐기면서 보는 사람도 즐겁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싶다. 바로 '쌍방향 어뮤즈먼트 서비스' 개념이다. 

여 기에 한걸음 더 완성된 서비스중심 기업이 되려면 이런 우수사원의 노하우(know-how)가 자발적으로 후배들에게 전수되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마케팅 기업은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 체제를 제대로 갖추었는가에 따라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최근 21세기형 서비스 경쟁력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 서비스를 사이언스로 규정하고 이를 계량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카펫·타일·장판 같은 바닥재를 파는 '암스트롱 플로링'이란 회사는 바닥재 값을 아무리 낮춰도 중국산을 따라갈 수 없다고 보고 바닥재의 판매와 설치·시공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하여 고객에의 호평을 받았다. 즉, 고객이 기업이므로 청소와 보수를 한꺼번에 해 주는, 즉 서비스와 상품을 하나로 묶은 방식을 택한 것이다. 업체들이 '암스트롱 플로링'을 정기 카펫 교체업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 는 친절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우선 큰 그림을 그리고 확고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상품에 스며들게 만들어 한다. 여기에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해서 제공되는 서비스 상품만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기업 경영자가 항상 기억해야 할 사항은, 가슴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 고객들은 쉽게 감동한다는 사실이다. 아주 작은 예상치 못했던 친절에서 말이다. 교과서적인 창업서적만을 읽어서는 독창적 서비스 세계를 만들 수 없다. 21세기형 서비스 기업으로 우뚝 서는 길만이 생존할 수 있고, 그러한 서비스를 기존 상품에 녹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제공해야 하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