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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park/News & Article

지금 전국은 테마파크 '열풍'

'테마파크를 잡아라.'

지금 전국에는 테마파크 유치전이 한창이다. 대부분 미국 할리우드의 다국적 영화제작사를 낀 이들 테마파크에는 놀이공원은 기본이고 카지노, 호텔, 컨벤션,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부산 기장의 경우 3조원 이상 투자되는 등 대부분이 초대형 프로젝트다. 때문에 잘만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공산이 크지만 반면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돈먹는 하마'로 돌변할 우려도 제기된다. 게다가 유사한 형태의 체류형 복합관광단지도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복투자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테마파크, 지자체 간 유치경쟁 과열

대우차판매는 지난달 20일 미국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와 함께 인천 송도부지에 짓는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출범시키고 오는 10월 착공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인천 공항공사는 국내 개발업체인 MSC코리아 컨소시엄과 'MGM스튜디오 테마파크'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경기도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송산그린시티사업'을 추진, 이 부지에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해 11월 USK컨소시엄과 투자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여기에 부산시가 아랍에미레트연합의 알알리 그룹과 스파이더맨, 아이언맨으로 대변되는 마블코믹스 주인공으로 꾸며지는 초대형 테마파크를 건립키로 하고 지난달 27일 기본협약을 맺었다. 이렇게 보면 부산 1곳, 수도권 3곳에서 총 투자비 9조원 가량의 테마파크가 추진 중인 셈이다. 여기에 체류형 복합관광단지 6~7곳까지 포함하면 청사진 수준의 대형 놀이시설은 10곳을 훌쩍 넘는다.

이들이 밝힌 계획서를 보면 테마파크에는 카지노, 호텔, 테마파크, 컨벤션,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대형 위락시설을 세운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또 세계 5대 테마파크사와 결합된 데다 개장 목표시기도 비슷하다. MGM테마파크(인천 영종도, 2011년), 유니버설 테마파크(경기도 화성, 2012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인천 송도, 2011년) 등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 기장을 제외하면 지리적으로 수도권 서부 지역에 집중돼 자칫 테마파크 콘텐츠보다 부동산 투기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규 수요 창출의 지나친 기대감

그렇다면 왜 이렇게 테마파크 유치전이 일고 있는 것일까. 국내에 진출할 다국적 테마파크들은 한·중·일 거대시장을 겨냥해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자체와 일부 공기업이 새로운 수익성 창출을 위해 다국적 테마파크 업체와 손잡고 사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또 정부차원에서도 테마파크 지원이라는 당근책을 내놓은 점도 주된 이유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3월 28일 관광경쟁력 활성화 대책회의를 통해 경기도 화성에 유니버셜 테마파크가 들어올 경우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파라마운트나 MGM 등 업체들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원을 요구할 경우 거절하기 쉽지 않다.

제살 깎아먹기 경쟁 우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주요 테마파크 외에 지방 테마파크는 입장객 증가율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 중소 테마파크의 경우 추가 투자와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해외의 테마파크 역시 입장객 증가가 미미한 수준이고 일본에선 지방 테마파크의 연쇄도산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들어설 대규모 테마파크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기대감이라는 지적도 많다.

따라서 다국적 테마파크의 잇따른 한국 진출 소식에도 불구, 국내 테마파크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발표가 있었지만 말만 무성할 뿐 실현된 바 없고, 고객을 유치하는 콘텐츠보다는 부동산 개발이 위주인 사업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MGM의 경우 부산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무산된 바 있다"며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경우 한국 파트너가 유니버셜의 라이센스를 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사업 실현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유치가 논의 중인 3개 테마파크 중 한 곳만 문을 열거나 단계적 테마파크 개장이라면 시장이 커질 수 있지만, 비슷한 시기 유사 시설이 들어선다면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라는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ilbo.com


*테마파크(Theme park)

특정주제에 맞는 오락시설과 건축, 조경 등의 연출이 이루어지는 놀이공원으로 테마공원이라고도 부른다. 최초로 만들어진 테마파크는 1955년 7월 월트 디즈니가 만든 미국의 디즈니랜드이며, 한국에서는 1977년 들어선 용인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