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mepark/News & Article

연합뉴스 대한상의 "관광산업 규제 전면개혁해야"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사치성, 환경훼손형 산업이라는 그릇된 인식에 따라 관광산업에 가해지고 있는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혁해 관광수지 적자를 줄이고 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27일 '새정부 출범과 관광선진화 5대 과제' 보고서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관광정책으로 인해 한국관광의 위기가 초래됐다"면서 "관광을 소비성 산업으로 분류하거나 국가균형발전의 수단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접근법으로 인해 관광시장 정체, 관광수지 적자 심화, 가격경쟁력 저하 등을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고용효과와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정부는 관광의 잠재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규제와 지원을 반복하는 '냉온탕식' 정책으로 오늘날 한국관광의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1977년부터 관광호텔에 적용됐던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1991년 호화사치성 업종으로 분류됨에 따라 폐지된 뒤 '한국방문의 해', '월드컵' 등 정책적 필요가 있을 때마다 이벤트성으로 부활됐다 사라지곤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관성 없는 정책과 규제로 인해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 증가율은 2.7%에 그쳐 경쟁국인 중국, 일본(각 11%)은 물론 세계평균(5.2%)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한국의 관광산업은 일대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관광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5대 과제'로 △전면적 규제개혁 △인바운드(해외 관광객 국내유치) 경쟁력 제고 △관광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 △신(新) 관광 비즈니스 육성 △관광산업 지원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 대한상의는 "29개월이나 소요되는 관광단지 개발절차 등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인허가, 차별적 규제 등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세제감면, 금융지원 등 혜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바운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가격경쟁력 확보와 함께 한중일 관광협력, 컨벤션산업, 국제기구 유치 등 국내외 쌍방향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특히 제조업의 8배에 달하는 과도한 세금과 각종 부담금, 공공요금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특히 '동남아 6개국이 '6 in 1 = Tropical Paradise (6개국이 하나로=열대의 낙원)'이라는 구호 아래 하나의 관광존으로 해외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성장일로에 있는 동북아 관광시장을 유치하기 위해 한중일 관광공동체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아울러 "막대한 초기 투자비, 긴 자본회수 기간, 규제 등으로 인해 민간의 관광투자가 저조한 점을 감안해 민간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관광지에 대해서는 인프라 지원, 인허가 간소화, 세금감면 등 정책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건의하고 50년간 토지임차 조건으로 개발된 홍콩 디즈니랜드를 본받아야 할 사례로 들었다.

또 "문화콘텐츠, 의료, 웰빙 등 복융합 관광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해야 하며 레지던스, 펜션, 의료미용관광, 온라인 여행업체, 관광콘텐츠업 등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업종과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는 만큼 관련 법과 제도 역시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관광산업을 입지, 토지, 환경, 세제 등 다양한 정부부처와 법령에 연계돼 있기 때문에 특정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정책적 개선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일본의 관광정책심의위원회, 영국의 영국관광발전위원회, 프랑스의 국가관광위원회와 같이 정책조정 기능을 가진 '관광산업발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의했다.

또한 규제위주의 '관광진흥법'도 관광산업 지원 내용을 대폭 추가한 '관광산업법'으로 확대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주장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서울의 호텔비가 일본 도쿄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데서 알 수 있듯이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면서도 막상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놀거리, 먹을거리,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 관광산업 위기의 핵심"이라면서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지원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whyna@yna.co.kr